캐디에 관한 문헌과 인터넷을 찾아보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캐디가 등장한 것은 1930년대 초 개장한 군자리 코스시절부터 일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보다 앞서 1921년 효창공원 골프코스가 개장한 시절에는 캐디라기보다는 골퍼가 직장에서 업무를 돕는 사환들을 코스에 동행한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 이것도 결국 캐디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아 캐디의 시초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가끔 마을의 농부를 고용할 때도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1930년대 경성골프구락부 소속 캐디 마스터(김종식)가 그 날 소요되는 인원을 주변 마을에 연락하여 캐디역할을 할 남자들을 수급하였으며 대개 휴농기에는 농부들이, 농번기에는 부락 소년들이었다고 합니다. 그 후 골프코스가 점차 늘어나고 60년대에 접어들면서 캐디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여성캐디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대부분의 캐디가 여성이며, 캐디는 여성의 직업으로 인식될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말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저의 경우, 먼 훗날 골프를 위해 봉사한다면 남자캐디가 되고 싶은 것이 개인적인 소망입니다. 외국의 경우 남자캐디 도움을 주는 것이 보통이며 당연하기도 합니다. 특히 프로선수들의 경우 남자캐디가 여자캐디보다 더 많은 것은 자명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여자캐디보다 남자캐디가 더 유리한점이 있으니까 남자캐디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의 경우 캐디는 당연히 여자라고 한다면 이것은 무언가 잘 못된 사고와 편견이라고 보여 집니다. 그래서 저의 경우 캐디가 된다면 저의 골프지식을 총동원하여 골퍼들에게 서비스하고 싶은 것이 저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물론 저도 라운딩 할 때면 남자캐디의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캐디를 남자나 여자나 구별할 필요는 없지만 캐디의 역할과 임무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 친절한 서비스 맨이어야 합니다. 캐디는 골프장의 Image Maker이며, 홍보요원이다. 특히 손님은 "King"이라는 말도 있듯이 캐디는 King Maker라는 자부심이 있어야 합니다. 고객이 골프장에서 보내는 5∼6시간 중 4시간 반 이상을 캐디와 동행하기 때문에 캐디가 골프장의 이미지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캐디는 타 직업처럼 회사에 일을 해주는 것이 아니고 순수 자기의 능력을 가지고 승부를 하는 직업인만큼 동행하는 플레이어께 친절과 상냥함으로 대해야 합니다.
◉ 코스 상태 및 룰을 정확히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캐디는 플레이어의 유일한 동반자이며 플레이어에게 있어서 캐디는 아군이요, 등대이므로, 캐디의 더 적극적인 위치는 골프장의 어엿한 주인이고 플레이어는 초청받은 고객인 격입니다. 캐디는 클럽과 볼의 청결 상태를 유지해야할 뿐 아니라 볼의 방향과 위치, 목표까지의 거리, 그린상태, OB의 위치, 공략지점의 장애물에 관한 어드바이스와 룰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어드바이스를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코스상태에 대해서는 골프장의 어느 직원보다 상세하게 아는 직원으로 정확한 어드바이스를 할 수 있어야 프로 캐디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원활한 경기 진행을 만들어야 합니다. 앞 팀과 뒷팀의 간격 유지를 하면서 경기진행을 원활히 풀어줘야 할 책임이 있으며, 골프장에서의 원활한 진행은 잘 숙련된 캐디만큼 중요합니다. 진행시간이 늦어지면 뒷팀에 영향을 주고 더 나아가서는 내장하신 고객 전체에 폐를 끼치게 됩니다. 하루 진행이 30분씩 늦어지면 년 간 4-5억원의 회사 손실이 있다고 합니다. 거리에 맞게 클럽을 신속히 교체해 주거나 볼의 정확한 위치, 목표까지의 정확한 거리를 말씀드려 원활한 진행을 도와야 됩니다. 캐디가 코스 상태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룰이나 그 외의 필요사항을 충분히 알아야만 진행이 잘 되는 골프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코스 관리를 도와주어야 합니다. 코스 관리는 코스 관리 담당자 이상으로 캐디가 신경 써야할 부분입니다. 코스 내에서의 일어나는 상황은 코스 관리 담당자보다도 하루 4시간 반에서 9시간 이상을 코스에서 근무하는 캐디가 가장 잘 알 수 있습니다. 코스 내 잡초 제거, 플레이어가 만든 디보트 자국 배토, 그린에서 볼 마크 보수, 벙커에 생긴 발자국 정리 등은 빼놓지 않고 잘 정리해야 하며, 그 외에 코스에서의 이상변화(잔디 병 발생, 낙석 등)를 코스 관리 담당자에게 연락하여 조치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골프는 에티켓을 중요시하는 신사적인 운동 일뿐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운동입니다. 또한 골프는 광활한 푸른 잔디 위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므로 심신의 피로와 건강을 단련하는데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운동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골프는 플레이어를 보좌해주는 캐디의 역할이 다른 어떤 경기보다도 중요시되는 것이기 때문에 캐디의 능력이 플레이어의 성적을 좌우한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또 골퍼들을 최일선에서 맞으며 그 골프장 됨됨이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골프장에 근무하는 캐디는 용모가 단정하고 코스사정에 밝아야하며 에티켓과 규칙에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리고 캐디는 규칙에 따라 경기를 보좌해주는 것이므로 단순한 뜻에서 플레이어를 도와주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그 가장 좋은 실례를 들어보면 플레이어는 경기도중 어드바이스를 필요로 할 때면 반드시 자기를 보좌해주는 캐디에게만 그 어드바이스를 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캐디는 코스를 보호하고 관리하는데도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합니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캐디는 훌륭한 직업일 뿐 아니라 플레이어의 동반자로서의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 것입니다.
자! 캐디 여러분 ! 우리 다 같이 한집 식구와 같이 열과 성의를 다하여 골프경기진행을 합시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