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니아리포트 문상열]스포츠 종목 가운데 플레이어에게 직접 조언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은 골프 뿐이다. 조언자는 바로 캐디다. 선수의 얼라인먼트를 봐주고, 라이를 읽어주고 스윙상태 등 세심한 조언을 해준다. 때로는 코치로서, 때로는 동반자로서 역할이 막중한 게 캐디다. 한국선수들의 경우 프로에 데뷔한 초년병들은 돈이 부족해 전문 캐디를 고용하지 못하고 형제와 아버지가 골프백을 매는 경우도 종종 있다.
흔히 캐디를 ‘선수의 동반자’라고들 표현한다. 희로애락을 함께 하기 때문일 것이다. 레전더리 골퍼 톰 왓슨의 캐디였던 브루스 에드워즈는 진정한 동반자였다. 잠시 그렉 노먼을 도와주려고 떠난 적이 있었지만 1973년부터 사망하기 전인 2003년까지 왓슨의 곁에 있었다. 에드워즈는 근육수축 희귀병인 ‘루게릭 병’으로 49살에 사망했다. 에드워즈의 자서전 ‘캐디의 인생(Caddy For Life)’은 베스트셀러였다.
필 미켈슨의 캐디 짐 ‘본스’ 맥케이도 PGA투어에서는 유명하다. 15년 동안 미켈슨의 캐디로서 4차례 메이저 우승을 지켜본 동반자다. ‘본스(Bones 뼈)’라는 닉네임은 미켈슨과 절친한 프레드 커플스가 그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본스라고 하면서 붙었다. 콧수염으로 잘 알려진 짐 퓨릭의 캐디 마이크 코완도 베테랑 캐디다. 1999년부터 퓨릭의 캐디를 맡고 있는 코완은 1996년부터 1999년까지 데뷔 초창기 타이거 우즈의 캐디를 맡기도 했다. 퓨릭이 부상중 미셸 위의 캐디를 잠깐 맡았을 정도로 실력은 인정받고 있다. 우즈 전에도 피터 제이콥슨, 프레드 커플스의 백을 매기도 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전 캐디로 유명한 스티브 윌리엄스(현 아담 스콧의 캐디)는 고국 뉴질랜드에서 카레이서로서 활동하는 유명인사다. 우즈 캐디로 활동할 때 한 시즌에 1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린 고소득자이기도 했다.
캐디도 등급이 다양하다. PGA 투어 스타플레이어들의 캐디의 경우 수입이 웬만한 LPGA 투어 선수들보다 높다. 상금 수입이 적은 선수들의 경우 월급을 주는 경우도 있으나 주급외에 상금에서 보통 5%에서 10%를 받는다. 컷을 통과하면 5%, 톱10은 7%, 우승은 10% 식이다.
그러나 캐디들이 맥케이나 코완, 윌리엄스처럼 모두 잘 나가는 건 아니다. 성적이 부진하면 가장 먼저 해고되는 게 캐디일 정도로 선수의 성적에 따라 부침이 심하다. 미셸 위는 잦은 캐디 교체로 가십에 오르내렸다. 올시즌 초반 LPGA를 석권할 기세였던 대만의 청 야니는 부진의 늪에 빠지자 캐디 교체부터 했다. 지난 2월 2년 동안 함께 한 캐디 제이슨 해밀턴을 잘랐다. 하지만 캐디 교체 후 성적이 나아졌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지난 2010년 미즈노 클래식 이후 18개월 동안 무관으로 지냈던 신지애는 새로운 캐디 플로리안 로드리게스와 호흡을 맞춘 직후 킹스밀 챔피언십과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을 하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신지애 스스로도 “새 캐디와 호흡이 잘 맞아 우승을 거뒀다”며 캐디의 공로를 잊지 않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캐디가 뭔지. | 
